겸손이 미덕이라는 말이 천박한 농담이 되어버린 시대. 자신을 피력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조는 어느새 전염병처럼 퍼졌다. 허나 누가 그들에게 삿대질 할 수 있으랴. 욕심은 그것을 쥔 자의 열정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을.

이쪽 바닥도 예외는 없다.

'난 소프트한데 푸근하기까지 해'

'난 소프트한데 은근히 자극이 좀 있어'

'난 소프트한데 특히 더 부드러워'

라며 자신이 숨기고 있던 매력을 떠벌리기 바쁜 여타 소프트 나홀쓰들 사이에서, 오히려 별 말 없이 가만 있는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. 특별한 미사여구도 없이 담백하게,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한마디.

'난 소프트해.'

자신이 가진 무수한 장점을 속에 담아두고 절제된 표현으로 스스로를 말하기까지. 몇번의 성찰과 반성을 겪었을 것인가.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.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.

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가치다.

자신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있든, 없든. 우린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항상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. 때로는 휘황찬란한 형용사들을 담아두고 담백하게 답할 줄 알아야 한다.

혹여 자신은 전혀 특별할 것 없고 오히려 모자란 존재라 생각하는 사람들도, 걱정하지 말길.

미니카가 모터와 바퀴만 있으면 흉측한 몰골로도 굴러 가듯이 화려하고 예쁜 삶이 아니더라도 삶은 어떻게든 굴러가기 마련이니까